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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피쉬 감상

by wkrurd 2025. 3. 24.

《빅 피쉬》는 단순한 판타지 영화가 아니에요. ‘인생이란 무엇일까’, ‘부모란 어떤 존재일까’, ‘기억과 이야기는 어떻게 진실이 되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감성 충만한 판타지 드라마예요. 팀 버튼 특유의 색감과 상상력이 더해져, 보는 내내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경험을 했어요.

아버지의 이야기,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영화는 평생 허풍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던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과,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 '윌 블룸'의 이야기예요.

 

아들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허풍"이라고 생각해 멀리하지만,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게 되자 결국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듣기 시작해요.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거대한 물고기, 거인, 마녀, 유령 마을, 곡예사, 전쟁 영웅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에요.

 

근데 웃긴 건, 그 모든 황당한 이야기 속에 뭔가 진심이 있다는 거예요. 과장이 섞인 이야기일지언정, 아버지의 인생이 담긴 진짜 기억이기도 하거든요.

 

영화를 보다 보면 “과연 어떤 게 진실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돼요. 그런데 영화는 말해요. 진실은 꼭 팩트일 필요는 없고, 어떤 감정과 의미를 남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꾼, 그리고 사랑받는 삶

에드워드는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면서도, 늘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고, 주변을 환하게 밝혀요. 그는 그냥 허풍쟁이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이야기꾼이에요.

 

그리고 그런 그의 삶은, 단순히 말로만 이어진 게 아니라 사랑, 용기, 헌신으로 채워져 있어요. 특히 젊은 시절의 에드워드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은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워요.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가 왜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인지 알 수 있었어요.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이 영화의 가장 뭉클한 부분은, 아들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이어받는 순간이에요.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에는 아버지의 말 속에 담긴 사랑과 인생의 무게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돼요.

 

그 장면은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순간에, 가장 아버지를 가까이 느낀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지... 가족과의 갈등, 이해, 화해까지 다 담긴 그 한 장면이 가슴에 깊이 남더라고요.


《빅 피쉬》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 이야기예요. 현실적으로는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감정은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깊어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도 어느새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은 이야기꾼이 되어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